이돈태 탠저린 공동대표 "창의 시대의 창의적 디자인 사고" - 상생포럼

이돈태 탠저린 디렉션&디자인 공동대표는 지난 17일 서울 반포동 팔래스 호텔에서 진행된 경총 상생포럼 3기 수업에서 ‘창의시대의 창의적 디자인사고’ 라는 주제로 강의하며 이같이 말했다.

영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디자인기업 탠저린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그는 과거 자신이 영국 왕립예술학교(Royal Collage of Art, RCA)에서 제품디자인을 공부하기 위해 유학했던 경험이 창의적인 사고를 하게 된 모티브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당시 내가 가장 자신 있어 했던 것은 컴퓨터 기능이나 스케치 기법과 같은 스킬(skill)이었다. 그러나 현지학생들은 스킬 보다는 프로세스를 더 중요시하는 분위기였다. 게다가 디자인 전공 커리큘럼 자체가 인문학적 마인드를 강조하는 방식이라 토론하고 발표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 과정을 거쳐 영국 학생들이 내 놓는 결과물들의 수준은 놀라웠고 충격이었다. 유학 초기의 모든 자신감을 다 내려놓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이러한 경험이 결과적으로 새로운 발상을 하게 해준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디자인 철학을 ‘디자인 공리주의’라는 말로 설명했다. 이 말은 창작자인 디자이너만이 아닌,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엔지니어, 마케터, 홍보, 제조, 투자자 등 모든 사람들이 골고루 혜택 받는 디자인을 추구한다는 의미이다.

그는“디자인은 단순히 시각적인 아름다움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입장에서 고객의 욕구(needs), 사용자 편의성, 안전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즉, 고객과 함께 생각하고 완성한 디자인이 기업의 영업이익과 직결되는 디자인이 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탠저린에서 동양적인 감성과 시각으로 차별화된 디자인을 선보이면서 대부분의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끌었던 그는“한국에서는 프로젝트를 받으면 무작정 그림부터 그리기 시작하는데 영국에서는 인문학적으로 접근해서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을 언어로 결정하고 그것을 다시 키워드로 정리한다. 그런 식으로 문제를 좁혀 나가 결국은 거기에 맞는 스케치를 해서 논리를 만든다. 물론 차별성이 있는 디자인을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한데, 여기서 ‘차별화’ 라는 것은 디자인이 기업이 지니고 있는 본질에 충실하게 집중해 주는 것을 말한다. 결국 ‘차별화’와 ‘본질’의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창의적 디자인 사고(Creative Design Thinking)를 설명하기위해 과거 자신이 수행했던 프로젝트 사례를 소개하며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영국항공(British Airways)은 처음 차별화된 디자인을 위해 디자이너끼리 고민한 결과 인상적인(impressive) 디자인을 만들어냈지만 많은 비용을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에게는 무의미하고 불편한 결과를 초래했다. 그래서 영국항공은 ‘고객들이 원하는 미래의 비행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세계 각국의 고객들과 토론, 게임, 연극을 통해 빅 토크(The Big Talk)를 수년간 진행한 결과 고객이 원하는 것은 '비행기를 편안하게 안락하게 타고 싶다'는 것”이었고, 그래서 기내 좌석배치를 바꾸고 공간 활용 디자인을 변화시킴으로써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디자인을 실행해서 성공을 거두었다”고 말했다.

그는“고객과 함께 생각하고 완성한 디자인, 영업이익과 직결된 디자인이 창의적 디자인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와 유사한 사례로 영국 히드로 기차(Heathrow Express)내의 좌석배치와 가방을 옆에다 놓을 수 있도록 디자인해서 성공한 사례를 덧붙여 설명했다. 그는 또 이종사업의 기술을 도입해서 성공한 사례로 테팔의 후라이팬을 들었다.

“해외에서 만들어진 제품은 우리나라 음식문화에 적합하지 않다. 한국음식의 요리방법은 다양하고 복잡하기 때문에 유럽의 코팅방법으로는 견뎌내질 못한다. 조선소에서 배를 만드는 공법인 아르마이드 공법을 강력한 코팅의 후라이팬 만드는데 적용했다. 한국의 스탠다드에 맞추니 전 세계 시장에서 성공적이었다.”

이밖에도 그는 ‘다른 질문하기’와 ‘작은 감동 찾기’를 창의적 디자인을 위한 발상으로 꼽았는데 ‘등받이 없이 옆으로만 기댈 수 있는 의자’ 와 ‘잘 때까지 요람처럼 흔들어주는 침대’등을 사례로 들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기술과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인간은 강임함과 따뜻함이라는 2가지 요소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그러나 두 가지가 모두 조금씩 부족한 사람도 있다. 예를 들어 강인함과 따뜻함 두 가지 요소가 부족한 사람은 타인으로부터 ‘무시’당하기 쉽다. 하지만 따뜻함이 없이 강하기만 한 사람은 ‘두려움’의 대상이 된다. 약하면서 따뜻함만 지닌 인간은 타인으로부터 ‘연민’의 대상이 되기 쉽다. 인간의 가치인 강인함과 따뜻함을 동시에 지니고 있어야 ‘존경’받는 사람이 될 수 있다”며“‘강인함은 기술, 따뜻함은 디자인’으로 대입시켜서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마지막으로“결국 기술과 디자인이 모두 경쟁력이 있어야 글로벌 시장에서 존경받고 가치 있는 기업(제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글=김혜영 교수(경총상생포럼 자문위원)

2014-06-19

이돈태 탠저린 디렉션&디자인 공동대표 강연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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